Strive Nutrition: 정밀 발효를 통해 빚어낸 동물 없는 미래의 우유
기후 변화의 가속화와 식량 생산의 지속가능성 요구가 맞물리며, 식품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대안 단백질(Alternative Proteins)’이 있으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정밀 발효(Precision Fermentation)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동물 기반 식품을 재정의하고 있는 혁신 스타트업이 있는데, 그 주인공은 미국 캔자스 기반의 Strive Nutrition입니다.
Strive Nutrition은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에서 사용되는 유청 단백질(Whey Protein)을 동물이 아닌 미생물로부터 재현해낸 대표 제품 'Freemilk'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미생물 유전자에 원하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를 삽입하고 발효 과정을 통해 유청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게 해주는 정밀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기법은 이미 인슐린, 치즈 제조용 레닛 등의 생산에서 사용된 바 있는 안전성과 효율성이 입증된 생명공학 기술입니다.
정밀 발효의 힘: 동물 없는 진짜 유제품의 탄생
Freemilk의 기반이 되는 이 유청 단백질은 생물학적으로 실제 소에서 획득한 유청 단백질과 분자 구조가 동일합니다. 단, 차이점은 생산자입니다. Strive는 캘리포니아의 바이오 스타트업 Perfect Day로부터 이 단백질을 공급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단백질 프로바이더와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이 단백질은 동물에게서 채취하지 않았기에 동물 복지를 해치지 않으며, 온실가스 배출도 최대 97%까지 절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우유와 동일한 단백질 구조,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이죠.
Freemilk의 성분과 제품 철학: 맛, 영양, 지속가능성의 삼위일체
Freemilk는 2026년부터 미국 최대 유통망인 월마트(Walmart)에서 전국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는 대체 유제품 시장의 주요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기존 온라인이나 지역 식품점에서의 판매를 넘어 주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Freemilk는 다음과 같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정밀 발효 유청 단백질 (10g 단백질/1컵)
- 정제수
- 비정제 사탕수수 설탕
-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심장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
- 해바라기 레시틴, 구아검, 겔란검 (자연 유화제 및 안정제)
- 칼슘, 비타민 A, D2, E, B12 강화
- 스테비아 추출물 (설탕 줄이기 위한 대체 감미료)
Strive의 공동 창립자 데니스 콜미아(Dennis Cohlmia)는 “제품 출시 전 가장 중요했던 조건은 ‘맛이 우선’이라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제품이 아무리 지속가능하고 고단백이어도 맛과 식감, 즉 우유 본연의 풍미와 질감을 재현하지 못하면 소비자가 외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판적 시각으로 본 시장 내 포지셔닝 전략
Freemilk는 대부분의 단순 성분 식물성 우유(예: 아몬드우유, 귀리우유)와 비교해 단백질 함량, 안정성, 맛, 질감에서 밀리지 않을 뿐더러,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Strive는 스스로를 ‘식물성 대체우유’로 분류하길 거부합니다. 오히려 우유의 본질을 지닌 새로운 범주의 제품군이라며, 식물성과 동물성의 경계를 허문 제3의 대안 식품을 추구한다는 철학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은 기존 유제품 업계와 마찰을 빚을 수 있습니다. ‘우유’(milk)라는 용어 사용과 관련해 미국 낙농업계는 법적 제재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Strive는 식약청(FDA)과 협의를 거쳐 '동물 없는 낙농 우유(animal-free dairy milk)'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 교육과 가격 경쟁력이 열쇠
Strive는 정확한 소비자 인식이 제품 성공의 핵심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모든 식품 기술 기반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 맛, 영양,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가격 면에서는 Fairlife, Lactaid와 같은 고급 유제품 브랜드를 경쟁 상대로 설정하며, 병당 $3.99~$4.99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 우유보다는 높지만, 기능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입니다.
유제품 산업과의 공존, 그리고 확장 가능성
흥미로운 점은, Strive는 애초부터 유제품 업계와 '경쟁'이 아닌 '협력'을 선택하겠다는 자세입니다. 실제로 낙농 제조사들과 협업해 유통 및 유제품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45년 이상 유제품 업계 경험을 보유한 창립자가 이를 총괄하고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식품을 위한 로드맵
Strive는 Freemilk 외에도 다양한 기능성 식품 및 음료로의 확장을 계획 중입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의 생명공학 기업 TurtleTree와 협업해 정밀 발효로 만든 락토페린(Lactoferrin)을 이용한 음료 개발도 추진했으며, 현재는 고단백 소프트 아이스크림 제품도 개발 중입니다. 락토페린은 면역 기능 강화와 철분 조절에 도움을 주는 고가의 단백질로, 기존에는 영아용 분유나 고급 건강기능식품에만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Strive는 정밀 발효를 통해 대중적 접근을 가능케 하려 합니다.
마무리: 대체식품 이상의 존재, Freemilk
Freemilk는 단순한 우유 대체제가 아닙니다. 이는 기술 혁신, 영양학, 환경 보호, 소비자 중심 전략이 융합된 차세대 식품 혁신의 상징입니다. 정밀 발효 기술이 가진 가능성을 실현하며, 전통적인 식품 산업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 셈이죠.
향후 시장 확장과 함께, Freemilk는 소비자들이 음식 선택을 통해 환경과 건강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시대를 여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단지 미국 소비자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모든 도시의 냉장고에 동물 없는, 그러나 맛은 그대로인 '미래의 우유'가 가득 채워질 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