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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출산의 선택과 위험성: 스테이시 워네케 사망 사건의 교훈

‘프리버스’의 그림자: 자율 출산의 자유, 그 위험한 선택의 대가

2025년 9월, 호주 멜버른에서 활동하던 유명 영양 인플루언서 스테이시 워네케(Stacey Warnecke)는 그녀의 첫 아들을 자택에서 의료 전문가 없이 출산한 후, 급성 산후출혈로 인해 돌연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현재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확산 중인 ‘프리버스(Freebirth, 무의료 전문가 출산)’ 운동에 대한 사회적, 보건적 논쟁을 다시금 불러일으켰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가정에서의 출산은 흔한 일이었지만, 의료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대부분의 출산은 병원에서 전문가의 감독 아래 진행되는 것이 표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부모들 사이에서 '자연적이고 비개입적인 출산'에 대한 욕구가 커지며, 프리버스가 대안적 출산 방식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법적, 의학적 관리 체계를 벗어난다는 데에 있습니다.

스테이시 워네케의 선택과 그 결과

스테이시 워네케는 인스타그램에서 약 2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내추럴 스푼풀스(Natural Spoonfuls)' 계정을 운영하며, 자연식, 저독성 생활, 백신 회의론 등을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해온 영양 전문가였습니다. 워네케는 평소 백신 접종과 의료 개입에 따른 화학물질 노출을 기피해왔으며, 이러한 철학은 그녀가 정기적인 산전 진료를 거의 받지 않도록 했고, 궁극적으로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조산사나 의사의 도움 없이 출산을 하게 되는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2025년 9월 29일 새벽, 그녀는 남편 네이선(Nathan Warnecke)과 자칭 ‘출산 지지자’로 알려진 엠릴리 랄(Emily Lal)과 함께 멜버른 시페어드(Seaford)의 자택 화장실에서 출산을 진행했습니다. 건강한 아들이 자연스럽게 태어났고, 이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태반을 분만한 직후 워네케는 급격히 안색이 창백해지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오전 4시경에야 구급차가 호출되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당시 24명의 의료진이 그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를 진행했지만, 지속적인 심정지와 급격한 혈액 손실로 인해 그녀는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프리버스’ vs ‘홈버스’: 두 가지 출산 방식의 차이

많은 이들이 ‘프리버스(Freebirth)’와 ‘홈버스(Homebirth)’를 혼동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홈버스는 자택에서 진행되지만, 반드시 공인 조산사 또는 의사가 출산 과정을 감독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반면, 프리버스는 의료 전문가의 전적인 부재하에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만으로 시행되는 출산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조차도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출산하는 이들도 있어, 이는 의료계에서는 ‘무의료 출산’ 혹은 ‘자발 비의료 출산’으로 간주됩니다.

국제적으로도 프리버스는 논란이 많은 출산 방식입니다. WHO를 비롯한 주요 보건 기관은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안전한 의료 환경에서의 출산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후출혈, 태반 잔류, 긴 산통,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NRDS) 등은 즉각적인 의료 개입이 없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기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 출산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출산 선택의 자유와 그 책임

스테이시의 죽음은 개인의 출산 방식 선택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간의 균형을 되묻게 합니다. 분명 여성은 자신의 몸과 출산 방식에 있어 자율성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자율성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보와 의료적 안전장치로 보완되지 않는다면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 조산사 협회 등의 단체들은 ‘의료 전문가 없이 진행하는 출산’이 항상 고위험군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법적 규율의 사각지대를 제거하기 위해 규제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출산 지지자’의 역할과 그 한계

스테이시와 함께한 엠릴리 랄은 ‘출산 지지자’ 즉, ‘버스키퍼(Birthkeeper)’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정식 조산사도, 간호사도 아닙니다. 버스키퍼들은 산모의 출산을 심리적으로 지지하고, ‘본성대로의 출산’을 도우며, 의료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자격검증 시스템 외부에 있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법적 책임이나 사후 관리의 영역에서 매우 큰 한계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사건 발생 이후 엠릴리 랄은 경찰 진술을 거부했고, 주 보건부 산하 기관인 ‘빅토리아 건강불만 심의위원회’(Victorian Healthcare Complaints Commissioner, HCC)에 의해 일정 기간 동안 출산 관련 활동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사회적 메시지로 남겨진 그녀의 죽음

스테이시의 남편 네이선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기 아들을 품에 안았지만, 나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며 애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이 사건은 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건강한 아이를 갖기 위한 대안적 삶의 방식'이 언제, 어떻게 위험으로 전환되는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법원은 현재 정확한 사망 경위 및 프리버스와 버스키퍼의 역할에 관한 정식 조사 절차를 진행 중이며, 2026년 3월에 진행될 예비 심문에서 본격적인 판결 결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의 조언: 자연 출산과 안전한 방식의 조화 찾기

대한산부인과학회(KSGO), 미국의 ACOG(미국 산부인과학회) 등 세계적인 산모 건강기관들은 "자연적인 출산에 대한 욕구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나, 그 안에서 현대 의학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안전한 홈버스를 지향하는 경우에도 조산사 및 긴급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며, 본인의 선택이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입니다.

맺음말: 생명의 시작, 선택은 자유지만 무게는 깊다

스테이시 워네케의 이야기는 단지 한 인플루언서의 죽음이 아닙니다. 이는 수많은 부모들이 자유와 자연을 추구하며 고민하는 ‘출산의 방식’에 대한 숙제를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입니다. 생명을 맞이하는 순간은 가장 숭고한 동시에,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순간에는 감정이 아닌 과학이, 믿음이 아닌 안전이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녀의 죽음을 통해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