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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정신건강 위협하는 SNS 사용,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청소년 정신건강과 SNS: 디지털 시대의 그림자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셜 미디어(이하 SNS)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특히 청소년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자라며 SNS를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서는 SNS 사용이 정신질환을 가진 청소년에게 더 큰 정서적 타격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디지털 환경에 얼마나 민감한지, 특히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논의해보려 합니다.

청소년 정신건강의 현주소: 숫자가 전하는 경고

영국 보건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에는 10명 중 1명이던 정신질환 청소년 비율이 2023년에는 7세~16세 연령대에서 6명 중 1명(약 16.7%), 17세~19세는 4명 중 1명(25%)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서, 미래 사회의 생산성과 개인 삶의 질에 괄목할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문제의 핵심 중 하나는 '디지털 사회화'입니다. 12세부터 17세 사이의 청소년 대다수는 하나 이상의 SNS 계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3시간 이상을 화면 앞에서 보냅니다. 일부에게는 이는 소통의 수단일 수 있지만, 일부 정신적 취약성을 가진 청소년에게는 해로울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연구 하이라이트: 정신질환 청소년이 SNS에 더 크게 흔들린다

2025년 5월 Nature Human Behavior 학술지에 실린 연구 "Social media use in adolescents with and without mental health conditions"는 정신질환이 있는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의 SNS 사용 패턴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영국 전역에서 11세~19세 사이의 청소년 3,340명으로, 이 중 약 16%가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우울증, 불안장애, ADHD 등)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는 특히 ‘내면화 장애(internalizing disorders)’와 ‘외현화 장애(externalizing disorders)’로 정신건강 이슈를 분류했습니다. 전자는 우울, 불안 등 자기비난적 성향이 강한 경우이며, 후자는 충동조절 장애, 과잉행동 등 외부로 감정을 분출하는 유형입니다.

SNS 사용 양상의 차이: 건강한 아이들과 무엇이 다를까?

연구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가진 청소년은 건강한 또래보다 평균적으로 더 오랜 시간 SNS를 사용했으며, 온라인 친구 수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감정적으로 SNS 반응(좋아요, 댓글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을 겪는 청소년은,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사회적 비교' 경향이 강했고, 온라인에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주저했습니다. 또한 SNS 이용 시간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외현화 장애를 가진 청소년은 다소 충동적으로 SNS를 더 많이 사용하며, '피드백'에 따른 감정 기복이 매우 컸으나 전반적인 친구 수나 자아 표현 등에서는 내면화 장애 그룹과는 다른 경향을 보였습니다.

사회적 비교와 정서 변화의 연결고리

SNS 속 삶은 대부분 '편집된 현실'입니다. 실제보다 나은 모습, 허구적인 경험, 성공만 나열된 피드들은 여과 없이 사람들의 비교 본능을 자극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청소년은 이러한 비교 속에서도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거나 비교에 뛰어들지 않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불안이나 우울 감정이 이미 존재하는 청소년은 이 비교에서 존재 자체의 위협을 느끼며 정서적으로 무기력해지기 쉽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내담자들은 “SNS에서 모두가 행복해 보일 때, 나는 왜 이렇게 외로운가?”, “좋아요 수 하나에 하루 기분이 좌우된다”는 불안을 자주 언급합니다. 이는 단순 디지털 피로감이 아니라 정체성과 자존감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제도적·개인적 해결책

1.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한국에서도 2023년부터 일부 중학교 및 고등학교에서 ‘디지털 시민성’ 과목이 정식 도입되며 SNS에서의 적절한 소통, 자기 보호 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앱 사용법이 아닌, SNS의 심리적 영향까지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2. 온라인 조절 기술 훈련: 스크린 타임 조절, SNS 로그아웃 습관, 알람 비활성화 등은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자가 조절 방법입니다. 영국 NHS는 “Digital Detox” 캠페인을 통해 아동과 보호자에게 일주일에 하루는 SNS를 끊고 현실적 커뮤니케이션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3. 감정 일기 및 CBT(인지행동치료) 활용: SNS로 인한 감정 반응은 ‘인지왜곡’을 동반합니다. “나는 별로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그 생각이 사실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반박하는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이는 정기적인 심리상담과 함께 할 때 효과가 더욱 큽니다.

미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디지털 세계에서 정신건강 지키기

기술은 더 디지털로 향하고, SNS는 앞으로도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메타버스, AI 친구, 가상현실 기반의 SNS 등은 더 실감 나는 사회적 비교와 몰입감을 유도할 것이며, 심리적으로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단순히 ‘하지마’라고 얘기하는 억제 전략이 아니라, ‘어떻게 현명하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용자 중심 교육, 디지털 윤리, 감정관리 기술이 시대적으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결론: 우리는 청소년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할 것인가?

이번 연구가 말해주는 바는 명확합니다. SNS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며, 어떻게 사용하느냐, 그리고 어떤 정신적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영향을 좌우합니다. 우리는 청소년인 만큼 스스로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회적·제도적 보호막과 교육을 통해 그들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건강한 자아상을 잃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부모, 교육자, 정책입안자, IT 기술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디지털 상처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

* 출처: News Medical 원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