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보드” 정책: 학교 식습관 개선을 넘은 건강 혁신의 시작
인도 중앙중등교육위원회(CBSE)가 2025년 7월 15일까지 공립 및 사립 학교들에 ‘설탕 보드(Sugar Board, 이하 설탕보드)’ 도입을 의무화했다는 발표는 단순한 학교 정책 변경을 넘어, 인도 교육 시스템 내 건강 식습관 교육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을 나타냅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아동 비만 및 당뇨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CBSE의 일환으로, 시각적으로 설탕의 위험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교육 보조 도구입니다.
왜 '설탕 보드' 지금 도입해야 하는가?
세계보건기구(WHO)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억 9천만 명의 5세~19세 아동 및 청소년들이 비만 또는 과체중 상태에 있으며, 이 중 약 1억 6천만 명은 건강상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인도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이 뚜렷하며, 2021년 기준 인도 아동 10만 명당 약 397명의 비율로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아동기의 비만과 제2형 당뇨병 간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건강 문제는 단지 현재의 웰빙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질에도 큰 타격을 가할 수 있으며,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건강 의료비용 상승으로도 이어집니다.
‘설탕 보드’란 무엇인가?
설탕 보드는 학교 내 식품과 음료에 포함된 설탕의 양을 시각화하여 비교할 수 있는 교육 자료이자 시각적 도구입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자주 섭취하는 간식과 음료(예: 콜라, 시리얼, 과일 주스, 쿠키 등)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있는지를 비교하고, 세계보건기구 또는 인도영양학회의 권장 섭취량과 대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캔의 콜라에는 약 39g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WHO가 권장하는 아동 1일 최대 섭취량(약 25~30g)을 단숨에 초과합니다. ‘눈으로 확인한 충격’은 단순한 지시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교육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설탕 보드는 효과적인 건강 정보 전달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교육 현장의 반응: 변화의 현장
방갈로르의 Jain International School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식당 메뉴 계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식단 위원회'를 운영 중이었습니다. 부교장 Anitha 씨는 "이번 설탕 보드 정책은 단지 당을 제거하는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내리는 능력을 키우게 하는 진정한 '식습관 리터러시(nutritional literacy)'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첸나이의 P.S. Senior Secondary School 또한 정책을 수용하면서도 현실적인 식욕을 고려한 전략을 고민 중입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사모사나 감자칩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인기 메뉴에 건강식을 곁들인 '혼합 세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라고 교장 Revathy Parameswaran은 말합니다. 그녀는 함께 언급하기를, “오늘날 아파트에 갇혀 운동이 부족한 생활이 어린이 건강에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설탕 보드는 중요한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정과 학교의 연결, 영양교육의 확장
첸나이의 KRM Public School은 기존 유치원 단계에서 채택하던 고단백·저당 식단을 이제 초등 학년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에게 연간 메뉴를 공유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정보 전달이 식습관 형성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합니다.
뭄바이의 Orchid International School은 설탕 보드 설치를 넘어서 학생, 학부모, 의료진 간의 연계를 강화하며 포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극, 토론, 자체 제작 포스터, 심지어 치과 검진 캠프까지 진행되며, 아이들의 BMI 추적 및 건강 도시락 제안 공유로 학교-가정의 협업이 강조됩니다. 학술책임자 Naresh Ramamurthy는 이를 “시작점일 뿐”이라 강조하며, "공공의식 형성은 교육자와 가족이 함께 이끌어야 가능한 변화"임을 역설했습니다.
학부모의 목소리: 기대와 현실 사이의 균형
많은 학부모들은 이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자녀의 현실적인 유혹을 이해합니다. 10세 자녀의 부친 N. Leelanand 씨는 "우리는 아침을 항상 과일로 시작하고 탄산음료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눈으로 보는 정보는 훨씬 크게 와닿습니다."라고 말합니다.
10대 자녀를 둔 Bijoya Nair 씨는 자녀를 위해 정제되지 않은 설탕 대신 자가제작한 '자가리 머핀'을 제공하지만, 자녀는 여전히 포장 저당 간식을 선호한다고 전합니다. 그녀는 "학교에서 배우는 정보가 때때로 가정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인정하며, 정책의 교육적 잠재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의료 전문가와 영양학자들, 적극적 환영과 개선 촉구
의사들과 영양 전문가들도 어린이 당 섭취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CBSE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첸나이 MGM 헬스케어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 Deepa Easow 박사는 "부모들이 포장식품의 성분표를 읽지 않아 고과당 옥수수 시럽, 말토스, 덱스트로즈를 단순한 설탕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Tejasvi Sheshadri 박사(소아 내분비학 전문)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비만과 대사질환 초기 증상을 가진 아동들이 많다"며, 운동 부족과 고당 식단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번 CBSE 조치는 말 그대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지속 가능한 건강교육,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영양학자 Meenakshi Bajaj는 보다 구조적인 식생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학교 내 간식 판매를 제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식습관과 관련된 정규 교과 과정을 도입하고, 연령대별 맞춤형 식사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녀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창의적 방식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설탕 뱀사다리’ 게임처럼 놀이와 학습을 결합하여 재미를 더하면 참여도가 높아지고, "건강이 멋진 것임"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고 말합니다.
마무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식습관 도약
CBSE의 설탕 보드 정책은 단순한 종이 안내판 설치를 넘어, 가족, 학교, 지역사회가 참여하여 건강한 아동기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시각적인 학습 도구, 식습관 리터러시 강화, 체계적인 의사소통, 창의적 프로그램 운영이 이어진다면, 이 정책은 인도 아동들의 건강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 가정, 그리고 공공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협업한다면, ‘건강한 식습관’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제로 실현 가능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이들의 몸과 미래를 건강하게 지켜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