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을 넘어선 혁신: 애플이 앱스토어에 도입한 '접근성 영양 정보표'
2025년 5월,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접근성 기능 강화를 공식 발표하며 기술 산업에 강력한 경종을 울렸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표는 앱스토어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접근성 영양 정보표(Accessibility Nutrition Labels) 도입입니다. 이 표는 마치 식품 포장에 표기된 영양 성분표처럼 각 애플리케이션의 접근성 기능 정보를 소비자에게 사전에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접근성을 포괄적 사용자 경험 설계의 핵심 전략으로 위치시키고자 하는 애플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접근성 영양 정보표란 무엇인가?
애플이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접근성 영양 정보표'는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상세 페이지에 표시되며,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 VoiceOver(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리더) 지원 여부
- Voice Control(음성으로 조작) 가능 유무
- 텍스트 크기 조정 및 고대비 텍스트 기능
- 기타 시각, 청각, 운동 및 인지 장애인을 위한 기능
이는 장애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앱을 쉽게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히, 청각 장애인, 시각 장애인, 발달 장애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용자들에게 앱 접근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명확한 기준점이 되며, 앱 개발자에게는 본인의 접근성 개선 노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왜 지금 ‘접근성’인가? - 기업 철학이 된 인클루시브 디자인
기술기업들이 접근성을 더욱 심도 있게 바라보는 배경에는 팬데믹 경험이 존재합니다. 전 세계 수십억명이 갑작스럽게 온라인 중심의 삶을 맞이하면서, 정보 접근성과 디지털 기기의 사용 용이성이 삶의 질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그 결과,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배려나 제도적인 '컴플라이언스(규제 대응)' 차원이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경제적 기회이며 사회 정의(social justice)임을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접근성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비즈니스 전략’입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 기준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26%가 장애가 있으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 영향력을 가집니다.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앓고 있으며, 이들을 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단지 ‘배려’를 넘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합니다.
애플의 새로운 접근성 기능들
접근성 영양 정보표 발표 외에도 애플은 추가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자사의 인클루시브 디자인 철학을 강화했습니다. 눈에 띄는 주요 업데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Mac용 확대기 앱(Magnifier): 기존에는 iOS 및 iPadOS에서만 사용 가능하던 확대기 앱이 이제 Mac에도 도입되어 저시력 사용자들이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확대해 볼 수 있습니다.
- 점자 액세스 기능(Braille Access): 점자 디스플레이 사용자에게는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수학 계산, 메모 작성, 실시간 대화 자막 표기까지 가능해졌습니다.
- 실시간 개인화된 접근성 설정: AI 기반으로 사용자의 기기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장애 유형에 따라 접근성 환경을 자동으로 최적화해주는 기능도 테스트 중입니다.
앱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
앱스토어에 도입된 접근성 영양표는 개발자에게 새로운 체크리스트이자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앞으로는 단지 앱이 ‘잘 작동하는지’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앱인지’가 필수 검토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 접근성 기능을 구현하면 앱스토어 내의 노출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내부 접근성 레벨을 개선함으로써 조직의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목표 달성과도 연결됩니다.
- 특히 공공기관이나 교육시장에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려면 점점 더 까다로운 접근성 기준을 만족해야 하므로, 사전 대비가 필요합니다.
애플은 접근성 기능 체크리스트, 가이드 문서 및 개발자용 객체(Object) 템플릿 등 다양한 툴셋을 공식 개발자 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ARKit 및 Machine Learning 모델 개발에도 접근성 통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트렌드워칭의 진단: 포용적 혁신이 이끄는 새로운 디지털 정의
트렌드 분석 전문 플랫폼 TrendWatching은 이와 같은 변화를 ‘Omnibility(옴니빌리티, 무차별 접근성)’라는 트렌드로 명명합니다. 현대 사회는 어떤 형태로든 “제약 없는 접근”을 기본 조건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생존 전략이라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접근성을 위한 5가지 핵심 전략 (기업 또는 개발자를 위한 가이드)
- ‘처음부터 접근성’을 고려하라: 제품 설계 초기 단계부터 접근성을 핵심 기준으로 통합해야 나중에 수정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 자동화 툴과 사용자 테스트를 병행하라: Apple VoiceOver, Google TalkBack, NVDA 등 보조기술을 활용한 자동 분석과 실제 장애인 커뮤니티 피드백이 모두 필요합니다.
- 프론트엔드뿐만 아니라 백엔드 UX도 체크하라: 로그인부터 결제까지 모든 경로가 접근성을 고려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웹과 앱, 하드웨어 간 호환성 확보: 여러 디바이스 간 접근성 연결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접근성 투자를 내부 문화로 만들라: 개발자, 디자이너, PM 모두가 접근성 개선을 ‘자기 일’로 느낄 수 있어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합니다.
마무리: 접근성은 경쟁력이자 정의입니다
애플의 접근성 영양 정보표는 단지 기술적 업데이트가 아닙니다. 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을 지향하는 철학적 선언입니다. 과거에는 장애인 접근성이 별도의 대응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혁신의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다양성을 포용한 디자인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뿐 아니라 브랜드의 신뢰와 충성도, 그리고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영양 정보표’처럼 명확하고 투명한 접근성 공개를 통해, 기술과 사회적 책임이 만나는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가기를 기대합니다.